[림삼의 초대시] 노숙인 재활일기


[림삼의 초대시] 노숙인 재활일기

노숙인 재활일기 다시 해 저무는데, 땅거미마저 눈길 거둬 후미진 변두리 공터 무서리에 허연 머리털로 생뚱맞은 허리춤 하릴없는 갈나무 두어그루 섰네 어차피 계절 물처럼 흘러 갈 갈잎은 갈 잎인 것을, 몇닙 더 적선받아서 겹이불 삼아 덮고 누우니 웅트린 세상 한 켠 실낱 온기 모락모락 세월은 군불 때누나 시린 소슬바람이 먼 산자락 데불고 온 으악새 비명소리 섞이어 피 나듯 눈물 새듯 점 점 묻어나는 이 망할 놈의 고적덩어리, 기왕지사 나 등진 세상이나 정작 내 등지기 전이라- 마즈막 해야 할 業 쬐금쯤은 남겨있을 터 막소주 병나발로 자가충전 완료하곤 헤매도는 발걸음 꼼지락 꼼지락 나름 한껏 분주타 시의 창 시절은 분명 한 여름이지만, 계절 가는 것 따위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이 있다. 남들은 덥다고, 땀 난다고, 냉방 잘 된 장소 찾아 호들갑 떨지만, 뙤양볕 아래서도 진저리치며 옷깃 여미는 사람들이 있다. 뼈 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으로 사철 추위에 시달리는, 그렇게 하루를 살기가 죽기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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