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프니까 어른이다


[에세이] 아프니까 어른이다

아파보니까요 직접 찍은 필름 사진. 어른이 됐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 있다. 몸의 눈치를 볼 때다. 아플 것 같으면 몸에 신호가 온다. 그리고 그것을 제때 느끼고 얌전히 귀가해 비상약을 먹고 일찍 잠드는 현명한 일을 해내면 나는 또 한층 성장한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 신호를 무시하고 평소처럼 술을 먹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늦게 자는 등의 방만한 생활을 이어간다면 끝은 강제 휴가로 이어진다. 상경한 후 처음으로 크게 아팠던 날이었다. 병명은 독감. 지독한 여름 독감이었다. 바깥사람들은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살갗을 맹렬히 드러내는데 나는 때 이른 두꺼운 후드티를 입어야 했다. 뼈마디를 두들기는 한기에 오들오들 떨면서 잊고 살았던 전기장판을 켰다. 아마 시험 기간이었을 것이다. 시험을 치고 간신히 병원으로 가 진찰을 받았다. 단순 감기 같다며 처방받은 약을 들고,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짚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약을 먹어도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공 시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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