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골육종, 발달장애... 어느 엄마의 '알 수 없는 인생'


편두통, 골육종, 발달장애... 어느 엄마의 '알 수 없는 인생'

철학 교양서 7권이나 쓴 작가에서 '장애인부모연대' 활동가로 거듭 난 김종옥 오른쪽 눈이 한 시간 전부터 부옇게 흐려진다. 이제 시작인가? 김종옥은 창틀에 잡아매듯 굵은 커튼을 드리웠다. 형광등 밝기를 낮춘 거실은 어둑하다. 그는 소파에 몸을 묻고 눈을 감았다. 욕실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진다. 현관 밖에는 멀어져가는 발소리. 그는 두 눈을 매만지다 햇빛 한 점이 실내로 들어오는 기미에 눈을 떴다. 안돼, 그는 나직하게 되뇌며 커튼 쪽으로 걸어갔다. 강한 햇살은 싫다. 빛줄기가 머리를 헤집어 놓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그때 머릿속에서 쇠망치가 소리가 났다. 이마 높이의 오른쪽 옆머리를 때리는 저주의 손길. 드디어 시작했구나. 김종옥은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머리를 싸맸다. 제발 짧게 지나가길, 너무 아프지 않길. 언제부터일까? 이놈의 편두통이 3주마다 찾아온 게. 엄마는 집안 내력이란다. 중학교 때였나 엄마의 여섯 자매가 모여 고스톱을 치는데 모두 머리띠를 동여맸다. 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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