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소설-151] 그의 향기


[여장소설-151] 그의 향기

나는 오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와 집에 가면 들어야 하는 부모님의 잔소리를 생각하며... 서울의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에는 그야말로 지옥철이다. 많은 인파와 함께 자신의 영역을 사수하려는 인간들과 씨름해야 한다. 그래도 다른 스트레스보다는 낫다. 그날도 나는 그런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었다. 서로 밀고 밀리고를 반복하며 지하철의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 그때... 이 냄새! 내 앞에 서 있던 한 남자의 향수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상큼한 바다 냄새였다. 한여름 지하철 안의 찝찝한 공간을 잊게 해주는 그런 냄새였다. 바다 냄새와 시원한 바람의 냄새 그리고 해초류에서 나는 듯한 그런 냄새...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매력이 있는 냄새였다. ‘이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남자의 향기에 매료된 나는 등을 돌린 채 서 있는 그 남자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머리를 깎은 지 보름 정도 되어 보이는 목덜미의 솜털과 중간 정도의 머리 길이에는 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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