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밥통이어야만 하는가?


나는 왜 밥통이어야만 하는가?

쿠쿠 밥통을 열려하는데 뚜껑이 열리지 않는 것이다. 속으로 ‘고장난 것 아냐’라고 수십번 외쳐보지만 꿈쩍도 않는다. 버튼을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보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체 말이다. 급기야 밥통 타령만 한다. 아내는 왜 밥통을 새로 사서 나를 이토록 시험에 들게 하는가! 잠깐 마음을 진정한 채 생각해 보았다. 아참 기억났다! 내가 전기기능사 시험을 보기위해 기술교육원에서 실기 수업을 하던 기억이 났다. 그곳에서 난 드라이버로 수천번 수만번씩 나사를 조이고 풀었었다. 맞아!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리는 거였어. 그래 맞아, 시계반대방으로! 그리고 푸쉬버튼! 밥통은 마법과 같이 스르륵 열린다. 전에는 버튼이 뚜껑여는 버튼 하나로 족했는데 고압-무압 버튼, 그리고 누르는 버튼 하나 더 장착되어 있는 것이었다. 아무리 쉬운 일이어도 상대를 모르면 문이 열리지 않는 법 세상사도 이와 같이 아닌가. 내 무지의 소치도 모르고 기계의 소치로 남탓만(밥통?) 하는 인간의 경박함. “외식하는 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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