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ㅡ박경리 유고 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ㅡ박경리 유고 시집

어머니의 사는 법 내 것 아니면 길가 개똥같이 보인다 단단한 땅에 물 고이고 오늘 먹으면 내일 걱정을 해야 한다 항상 하던 어머니의 말이다. 또 한마디 하는 말이 있었다 자식을 앞세우고 가면 배가 고파도 돈을 지니고 가면 배가 안 고프다 그 말 그대로 살다 간 어머니 남의 것 탐내거나 부러워한 적 없었고 쉬어서 못 먹는 밥도 씻어서 끓여 먹고 가을에는 일 년치의 땔감 양식을 장만하지 않고는 잠이 안 오는 성미 하여 태평양전쟁 말기, 육이오전쟁 때도 우리는 죽 아닌 밥을 먹었다 그리고 돈은 어머니의 신앙이었다 장무새는 충분하게 밑반찬은 빠짐없이 늘 준비가 돼 있는 상태였기에 -이하 생략- **억척같은 박경리 어머니의 삶, 넋두리 같기도 하고 일기같이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을 보며 박경리 작가의 어머니는 누구보다 강인했다. 한참을 읽어나가다 마지막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나왔다는 그 수많은 부적에 울컥하는 심정이었다. 자식 앞에 당당하고 누구보다 강인한 어머니는 얼마나 속으로 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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