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EP.1 제주로


[제주여행] EP.1 제주로

어머니가 깨우는 소리에 못 이겨 일어났다. 시계를 바라보니 정오였다. 점심을 먹고, 다시 누웠다. 오후 6시에 떠나는 일정으로 느긋했다. 그렇게 한참을 뒹굴뒹굴하다 오후 3시가 되었을 때 짐을 쌌다. 짐은 매우 가벼웠다. 침낭, 매트, 속옷, 양말, 후드티, 셔츠, 세면도구, 충전기, 보조배터리, 헤드랜턴, 삼각대 끝이었다. 설렘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덤덤한 상태로 출발했다. 오랜만에 떠나는 비행기 여행이었는데 이리도 무미건조할 줄이야. 이 알 수 없는 기분이 무엇인지 공항으로 가는 내내 생각했다. 처음에는 피곤함 때문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가진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기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그런 평온한 상태 말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제주공항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수속부터 시끌시끌한 일들이 벌어졌다. 샴푸 스프레이를 구매했는데 수하물수속에서 걸렸다. 그리고 보안검색대에서 거대한 보조배터리가 걸렸다. 확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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