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EP.4 비박


[제주여행] EP.4 비박

광치기해변 광치기 해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거대한 성산일출봉이 잘 보였다. 잠자리에 많은 것은 필요 없었다. 평평한 바닥과 깊은 숙면을 도와줄 파도 소리면 충분했다. 태양이 땅과 입을 맞추자 가장 환하게 세상을 밝혔다. 그리고 서서히 하늘은 빛을 잃고, 진한 남색으로 물들었다. 저 멀리 보이는 고기잡이배들과 하늘에 떠 있는 달이 어둠을 밝히는 유일한 빛이었다. 사방에 깔린 어둠을 직접 마주했다. 무서웠다. 낭만을 찾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무서운 상상을 했다. '사람 한 명 없는 이곳에 누군가 와서 위협하면 어떡하지? 자는 새에 칼에 찔린다면?', 그런데도 낭만을 꿈꿨다. 무서워 눈을 감기보다 어둠 속에서 고고히 빛나는 달을 찾기를,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보다 파도 소리가 귓가에 가득 맴돌기를 바랐다. 긴장이 풀렸는지, 아니면 피곤함 때문인지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왔다. 그렇게 자고 깨고를 반복하다 아침이 밝았다. 텐트가 없으니, 5분도 채 안 되어서 정리를 끝냈다. 대충 물티슈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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