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와 신점


사주와 신점

잠이 안오니 쓴다. 나는 불안할 때마다 사주를 보러 가곤 한다. 1-2년에 한 번. 사주가 매년 바뀌는 것도 아니니 사실 매년 볼 필요는 없다고 하는데 말이다. 어딜 가나 내 사주는 평온하고, '순풍에 돛 단 듯' 흘러가는 사주라고 한다. 그래서 불안할 때면, 너의 사주에 그렇게 큰 불행은 없다고, 너는 지금 밑바닥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곧 지나갈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해주는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그들의 단호함은 나에게, 태어나자마자 집안에 의해 자연히 선택되었던 신앙 보다도 훨씬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였다. 대학생 때 압구정동에 유명한 사주 카페가 있다고 해서 친구와 함께 찾아간 적이 있다. 사주를 보러 간 것이었는데, 카페 매니저는 오늘은 사주를 봐주시는 분이 안 계시다며 내게 신점을 권했다. 우리가 소위 아는 그, 무당 말이다. 멀리까지 간 마당에, 뭐라도 보긴 봐야겠어서 조금 겁은 났지만 그러기로 했다. 처음 마주한 무당은 내가 상상했던 그런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조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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