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요조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요조

내가 사는 삶은 늘 불확실함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고, 기쁨도 있지만 그것은 절대 실력이 차곡차곡 쌓이며 점점 나아지는 종류의 일이 아니었다. 앨범 한 장을 내면 그다음 앨범은 만들기 더 쉬워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다. 책 한 권을 쓰고 나면 그다음 번엔 자연스레 더 좋은 책을 써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반복해서 언제나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황량하고 막막했다. 내 음악과 책이 사랑을 받을지 외면을 받을지는 얼마나 오랫동안 성실하게 준비했느냐보다 시절과 상황이 만드는 운에 더 많이 달려 있었다. 그 불확실함에 익숙해지려고 용을 쓰다가도 번번이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기 일쑤였다. 내가 달리는 동안 이 애들이 부단하게 흔들리고 꿈틀거리겠지. 나는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내 핏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연신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는 널 정말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정말 알고 싶다.' 한참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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