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복수-2


[단편소설] 복수-2

어머니가 연락받은 곳은 어느 대학병원의 응급실이었다. 응급실 앞의 풍경은 온통 회색빛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마치 우리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바쁜 발걸음으로 스쳐 지나갔다.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듯한 위화감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응급실 앞에는 구급차 두 대가 문이 활짝 열린 채 질서 없이 주차되어 있었고, 그중 한 대에는 배를 부여잡고 끙끙 앓는 할머니가 들것에 누워있었다. 다른 한 대는 이제 어디론가 출발하려는 듯 부릉 하고 시동을 걸었다. 빨간 글씨로 응급의료센터라고 적힌 자동문 안에도 살짝 들여다보았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간호사, 하얀 가운의 의사, 환자, 환자, 환자. 이곳에 우리는 왜 왔는가. 길 잃은 낙오자의 기분을 느끼려던 찰나 자동문이 좌우로 열렸다. 연두색 근무복을 입은 남자 한 명이 불쑥 말을 걸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아버지 위독하대서 왔는데요.” '아버지’라는 단어를 내뱉고 어머니의 안색을 살폈다. 어머니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다. 아버지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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