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하루 9 - 길상사 가는 길


반쪽하루 9 - 길상사 가는 길

길상사 가는 길 축대높은 고급스런 주택가 사이로 성당도 보이고 비싼 음식점 갤러리도 드문드문 원래 길상사터는 옛날 대원각이란 요정이었 다 한다 그래서 도심 한복판에 꽃등심처럼 박혀있다 무심한 평일 오후의 햇살도 스러지고 나뭇가지 사이에 새집만이 따뜻하다 경내에 세속의 몸을 들인다 중생이 발걸음을 뗄 때마다 고요다 주위를 둘러보는 눈길마다 침묵이다 한옥기와에 길가의 음지에 쌓인 잔설마저 정적 250년된 느티나무도 묵언수행을 하고 얕은 계곡 등허리마다 입을 닫은 스님들이 문하나 쪽방에서 참선을 한다 한편 바깥 빈 터에는 화두를 들고 나와 가끔은 맑은 바람결에 풀어 놓으라고 좌선평상이 주욱 늘어서 있다 계곡물가에 나앉은 석가모니불은 서리와 바람 속에서 세상소리를 듣고 침묵의 집에서 말을 잃은 행인들은 온돌바닥에서 석가를 찾는다 언덕의 끄트머리에는 단칸 한옥이 얹혀있다 가끔 수행차 들렀다는 법정스님의 진영각 손수 만든 나무의자가 스님의 그림자로 남아 아직도 풍경소리와 이야기 중이고 담벼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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