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생물 도감 : 깡있는 녀석들


서울 생물 도감 : 깡있는 녀석들

참새, 비둘기, 까치 외의 특이한 새를 발견하면 큰 소리로 주변에 알리는 편이다. 아무리 중요한 대화 중이라도 일단 중단하고 새가 저기 있다고 가르킨다. 갑자기 대화를 중단 당한 일행은 떨떠름해하며 내 손끝이 가르키는 방향을 바라본다. 얼떨떨한 표정이 휘둥그레한 표정으로 변화하며 '오- 진짜네!'하는 반응을 얻어내는 것이 내 작은 보람이다. 새 알림 서비스가 자주 반복되니 사람들은 내가 새를 좋아하는 줄 안다. 때로 새가 훨 날아가버려 아무것도 못보게 된 사람들은 내가 헛것을 보는 게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아니다. 나는 새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정신도 (비교적) 멀쩡하다. 그저 인간의 편의만 고려해 만든 도시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처럼 찾아온 새들이 신기해서 그렇다. 초대장 따위 모르겠고 '나는 나의 길을 간다'며 우아하게 날아다니고 도도하게 서있는 녀석들이 멋있다. 서울에 사는 새들 새를 발견했을 때만 알림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나비를 발견해도 (비교적 조용한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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