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수맛 꿀차와 천사


육수맛 꿀차와 천사

어느 카페에서 레몬진저 마누카 꿀차라는 걸 시켜봤다. 레몬의 상큼한 맛에 꿀의 달달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실제 맛은 간이 덜된 베트남 쌀국수 육수 같았다. 소금기는 빼고 고수향은 더한…. 한모금 마실 때마다 인생에 회의가 들었다. 내가 뭘 그리 잘못했길래 주말 점심에 이딴 걸 마셔야 하는가. 내가 원한 건 그저 상큼한 과일차였는데, 받아든 것은 넙적다리뼈와 양파를 넣고 10시간 끓여낸 것 같은 육수라니. 마시면 마실수록 회한이 사무쳐 그냥 버렸다. 하지만 인생엔 언제나 반대급부가 기다리고 있는 법. 우연히 찾은 음식점에서 천(연)사(이다)가 나타나 배린 혓바닥을 구원해줬다. 배맛이 엄청 달달구리하고 탄산도 아주 기가막히게 톡톡 쏜다. 육수차의 씁쓸한 기억이 모두 씻겨 내려갔다. 인생은 어느날은 육수차를 줬다가 어느날은 천연 사이다를 주는 랜덤 자판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내 하루라는 동전을 집어넣고 무엇이 나올까 기대해본다. 육수차가 나오면… 버려야지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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