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1


에필로그 1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한 달이 지났다. 꿈에 나타나기도 하고, 문득 보고싶고 그리울 때가 많다. 라면을 먹다가도, 국밥을 먹다가도, '어렸을 때 아빠가 나 이렇게 챙겨줬었는데...' 하는 마음이 돋아나 이내 먹먹해지기도 한다. 나보다 먼저 부모님을 보낸 경험이 있는 이들이 내 얘길 들으면 "자연스런 현상이야."라고 위로해준다. 아버지를 보내드린지 엊그제 같지만, 벌써 한 달이 지났고 망각이 그 때의 기억을 모두 지우기전에 장례식 때의 이야기들을 기록해두려 한다. 조각나 있는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디스크 조각 모음하듯이 정리해본다. 임종을 지켜 본 후, 의사선생님을 기다려야 했다. 사망선고를 받기 위해서였다. 사망선고를 받아야, 사망진단서 발급이 가능하다. 병원 당직 선생님이 도착하셔서, 아버지의 몸에 청진기를 몇 번 대어보시고 안구를 열어보시더니, "2022년 4월 9일 18시 xx님 사망하셨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미 한 차례 눈물을 흘려서인지, 더 눈물이 나지는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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