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3


2021.12.13

어느덧 올해도 연말입니다. 간만에 좋아하는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향, 조명, 커피, 음악, 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어 나중에 내가 살 곳엔 꼭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꾸민다 노력해도 그곳의 분위기는 나지 않을 것만 같은, 그래서 더 애정하고 또 질투 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영영 사라지지 않고서 오래오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찾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날이 밝을 땐 몰랐는데, 돌아오면서 본 해진 백양로에는 저 멀리 트리가 켜져 있었습니다. 2년 전 이맘때의 그곳에는 이유 없이 설렌 연말의 마음을 가득 안고서 트리 점등식을 보러 갔던 내가 있었습니다. 놓쳐버린 올해의 점등식이 못내 아쉬워 사진첩을 열어 지난 기억들을 꺼내어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처음부터 읽어내려간 휴대폰 속 사진첩에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다렸던 그때의 트리 점등식도, 그리운 할아버지의 음성이 담긴 어느 여름의 한때도, 친구의 고마운 마음과 정성이 들어간 달콤한 마들렌도, 꿈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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