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서재


아버지의 서재

연휴라 부모님이 계시는 부산 본가에 다녀왔다. 아버지는 이제 은퇴 3년 차. 천주교 신자이신 아버지는 은퇴 후 본가로 복귀해서 성경 쓰기와 정원 손질을 열심히 하신다. 아버지는 하루 몇 시간씩 성경을 한자 한자 또박또박 쓰신다. 지금까지 구약 12번. 신약 21번을 쓰셨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성경 필사본만으로 서재 책장이 채워지고 있다. TV, 아이패드, 아이폰, 데스크톱을 모두 같이 돌려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나로서는, 몇 시간씩 성경을 필사하는 동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 없다는 아버지의 말이 잘 와닿지는 않는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커온 본가 정원에 앉아 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힐링이 된다. 나이를 먹고, 늙고, 죽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확실한 미래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도 의미가 있지만, 그때그때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삶도 의미있는 하나의 삶이다. 다들 자기가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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