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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부링크]

이 책은 책의 모양을 한 경이이다. 놀랍고 소름이 끼치기까지 하다. 책은 읽은 사람의 인생을 얼마간 바꾼다는 것을 믿는다. 하지만 이토록 인상적이고 가히 내 인생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강렬히 느껴진 책이 있던가. 누군가 나에게 읽은 후 그전과는 다른 눈을 뜨이게 한 책을 묻는다면 이 책을 소개할 것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속에서 많은 인생의 교훈을 깨닫는다. 벌써부터 인생이란 단어가 몇 번이 나온 걸까. 그렇다. 이 책은 나의 인생 책이 되었다. 단순한 책을 좋아하는데 예외에 오른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꽤나 복잡하고 굉장히 철학적이다. 여러모로 기념비적이다. 하여튼 다 읽음과 동시에 아니 어쩌면 다 읽기도 전에 나의 독서 목록에서 많은 왕관을 차지하였다. 감상문을 어떻게 써야 할까. ..

<곡선으로 승부하라> [내부링크]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한다. 안 그래도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 성격 급한 한국인은 더더 빠른 것을 원한다. 어떤 과정이 있느냐보다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가 중요하다. 성공을 향한 직선 주로를 내달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곡선으로 승부하라니. 편하고 효율적인 길을 내버려두고 돌아서 가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이들은 앞질러 질주할 텐데 격차가 심해지지 않을까, 너무 책임감 없는 말 아닌가 불신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나는 어느샌가 목표를 향해 뺑뺑 돌아가리라 다짐한다. 그것이 오히려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우회하거나 정지하는 것이 지름길이 된다는 건 말도 안 될 뿐더러 물리적으로 거짓이다. 하지만 저자는 몇 가지의 예시를 들며 그것이 참임을 증명한다. 식물을 성장시키는 ..

<당신들의 천국> [내부링크]

한센병(나병) 환자들은 건강인들과 분리되어 소록도라는 섬에 갇혀 산다. 비현실적으로 보일 만큼 아름다운 땅이지만 갇혀사는 이들에겐 지옥이다.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격리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자 몇몇은 위험한 탈출을 감행하기도 한다. 그런 그들을 위해 새로 부임한 조백헌 원장은 여러 가지 사업을 시작한다. 제목이 나의 천국 따위가 아니고 당신들의 천국인 이유는 조 원장은 자신의 동상이 아닌 환자들의 낙토를 만들어주기 위해 진심으로 애쓰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뜨거운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러나 이상욱 보건과장은 조 원장의 호소와 부탁에도 그의 계획을 돕기는커녕 비판하며 훼방까지 놓는다. 읽는 초반엔 왜 저렇게 조백헌의 진심을 몰라주는지 알지 못했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 고집이 너무 확고하니까 나중..

<불편한 편의점> [내부링크]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공간이 어느 순간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편의점 직원의 인사는 한 박자씩 꼭 느리고, 흐리멍덩한 눈으로 말도 느리게 하며, 급기야 급똥을 싸러 가서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독고 씨를 마주하는 등장인물들은 다들 처음엔 비슷한 의심을 품는다. 이 불편한 사내는 어디서 굴러들어 왔을까. 그를 대놓고 미워하고, 피하고, 욕하기까지 한다. 독고 씨는 자신을 향한 따가운 시선을 느끼지만 그들과 똑같이 대하지는 않는다.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주듯 편의점에 일부러 온풍기를 사놓고서는 그 따뜻함을 마구 쬐게 해 준다. 주고받는 걸 계산할 줄 모르는 바보같이 순수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지만 그렇다고 나약한 사람은 전혀 아니었다. 강강약약의 표본 그 자체였다. 진상들은 또 카리스마 있게 휘어잡는 모습을 보..

<최선의 삶> [내부링크]

이 소설 속 주인공 '강이'에게 우정은 삶의 전부이다. 강이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가출을 해서 낯선 도시에서 무인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한다. 강압과 차별 등에 반발하여 학교와 집을 떠나온 아이들은 아무도 질문하지 않고 아무런 대답도 안 해도 되는 일상에 만족하며 서로만을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소주를 마시고 알몸으로 뒹굴며 일탈을 이어간다. 하지만 서로의 친구이자 연인, 가족으로 지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그들의 세계는 점점 벌어진다. 특별한 사건 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마음의 격차가 커지다 못해 주먹다짐도 하게 되고 상처가 되는 말도 내뱉는다. 마지막에는 살인미수까지 저지르는 상황에 이른다. 조금 잔혹하기까지 한 소녀들의 성장 이야기이다. 가방에 칼을 지니고 다니는 강이의 모습은 가슴을 졸이..

<경청> [내부링크]

의 표지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책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곳에 고양이 그림을 넣었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고양이와 경청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걸까. 궁금한 건 잘 못 참는 성격이라 얼른 그 이유를 알고 싶어진다. 그런 나에게 떡밥을 던지듯 소설의 처음부터 고양이가 등장한다. 작가의 미끼를 덥석 문다. 곧 고양이와 경청의 연관성을 알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서둘러 책장을 넘긴다. 주인공 임해수라는 여자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로 소설은 시작한다. 고심해서 쓰는가 싶더니 결국 편지를 다 끝맺지 못한 채 산책을 나간다. 거리 한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고양이 밥을 왜 여기 놔서 길고양이들이 모이게 하냐는 문제로 동네 사람들이 싸우고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며칠 뒤 그녀는 또 산책을 나갔..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내부링크]

서점에서 발견하고는 ‘이건 사야 해’라는 생각이 들어 지체 없이 구입했다. 평소에 유시민 작가를 좋아하기도 하고 제목이 흥미로웠다. 과학과 인문학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을 것 같았다. 관심을 못 느끼는 학문을 작가님이 재미있게 알려주시겠지 기대가 일었다. 고등학생 때 수학이 좋았고 점수도 괜찮았어서 이과를 선택했지만 결국 수능에서는 수리(나) 형을 보고-점수도 구렸고-이제는 절대 수학이 좋지 않다. 그리고 다 지나고 보니 자칭 타칭 문과 인간인 1인이다. 아마 최근 삶은 과학의 아예 반대편에 살고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과학이 새로 찾아낸 사실 따위는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며 문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요냥조냥으로 살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오만한 바보였구나 많이 찔..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내부링크]

언제나 어떤 것의 제목은 그것의 내용을 함축한다. 겨울을 지나왔다는 제목을 보고 벌써 슬펐다. 겨울이라는 계절의 혹독한 추위를 닮은 더 혹독한 인생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이왜진, 본능적인 나의 느낌은 맞았다. 세찬 눈보라와 완전히 비슷한 인생이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가혹할 수도. 주인공 둘의 삶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앙급의 사건들이 쏟아지듯 발생한다. 준성은 낮에는 자신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아버지의 병간호를 한다. 아버지의 온갖 수발을 들며 운동을 시킨다. 밤에는 대리기사 알바를 한다. 물리치료과를 나온 준성은 국가고시에 몇 번 낙방했다. 성실하고 꿈도 있었지만 자신의 미래를 챙길 여유는 없었다. 지금 당장 먹고살기도 버거웠다. 그럼에도 준성은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