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2일차


새벽2일차

4시 34분 기상 읽고, 듣고, 기도하고, 쓰고 새벽 6시, 터미널 불빛이 어둠을 밝힌다. 가지런히 줄지어선 버스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치 혹한기 훈련을 떠나는 병사들이 연병장에 모여 출정식을 하는 느낌이다. 대대장님의 사열과 출정 명령이 있어야 부대를 떠날 수 있다. 미흡하거나 누락된 부분이 있으면, 출발이 연기되고 다시 검열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떠나기 직전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다. 군수물자를 실은 수십대의 차량과 500 여명의 대대원들, 하다못해 돌까지도 오와 열을 맞춰 서 있는다. 운행 준비가 다 됐다는 듯 십여대의 버스가 하얀 배기가스를 힘차게 내뿜는다. 우렁찬 엔진소리가 꼭 출정 허락을 기다리는 군대의 비장함 같다. 오늘 저 버스의 여정은 어떨까? 누구를 만날까? 어떤 일을 겪을까? 떠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나도 저 버스와 같다....


#버스 #새벽

원문링크 : 새벽2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