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게 친구여


잘 가게 친구여

정들었던 친구가 죽어간다. 있는 듯 없는 듯 했지만,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주었다. 먹고 사는 것이 바빠서 눈길조차 많이 주지 못했다. 퇴근 후 돌아오면 눈맞춤정도. 그에게 할 말이 있다. 고백할게 있네. 자네를 보며 때로는 왜 이렇게 안 클까? 애타는 마음도 있었다네. 그럼에도 자네는 우리 집에 올 때 그 모습 그대로 늘 초록을 잃지 않았지. 한번 싹을 틔우고, 이번이 두번째, 첫 번째는 잘 견뎌주었는데...둘째는 힘들었나보군. 한 달 전부터 네 낯빛이 변하기 시작했지. 설마설마 했는데 갈수록 수척해지는 너를 보고 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바라만 봤네. 든 사람은 몰라도 난 사람은 안다는데, 하루하루 자네의 야위여가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자네를 잃을 것 같은 걱정이 풍선처럼 부풀어 갔네. 스투키 ㅡ 관용 자네 꽃말이 관용이더군. 관용은... 베푸는것. 용서하는것. 흘러보내는 것. 내려놓는 것. 다 주는 것. 욕심내지 않는 것. 따뜻히 대하는것. 고운 말로 다가서는 것. 꺽지 않...


#삶 #스투키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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