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작은 단지에 소금물을 부었다. 단지 안에서 뽀글뽀글 익어가던 감을 꺼낼 즘이면 하늘에서 홍시가 투덕 투덕거린다. 그러면 봉자는 창문을 꼭 닫아버렸다. 터저버린 홍시를 할머니에게 주기 싫었다. 코를 팽하니 푸는 할머니에게서 짠한 소금내가 났다. 조그마한 창문이 제구실하는 계절이 벌써 두 번 지나가고 있을 때, 고구마를 먹던 아주머니가 고천록이 온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할머니가 준 가방에 적혀있던 고 이름 “고천록” 며칠 전 할머니께서 아주머니가 준거라며 등에 걸어준 그 가방에 큼직하게 고천록이란 이름이 세겨져 있었다. 종일 메고 다녀도 푸린 빛이 돌던 가방이다. 마징가 제트가 하늘을 날고 고 곁에 조그마한 딱지 같은 아이도 씽하니 날고 있었다. “할매, 이건 뭐라는 거야.” 마징가의 얼굴에 검은 크레파스가 심술궂게 지나가고 있었다. “천록이라. 아줌마 손자가 고천록, 가가 오면 오빠야, 오빠야라고 불러야 칸다. 알것제.” “알았다, 씨 근데 암만해도 안 지워진다.” 하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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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 : 8.한 모금의 별빛 되어 그대 곁에 남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