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필사 87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렷했네 (1) / 허지웅


온라인 필사 87 - 그 밤 폭죽 소리만 또렷했네 (1) / 허지웅

천장과 바닥에 대해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천장은 머리 끝에 있고 바닥은 발 끝에 있다. 둘 다 살면서 당연하게 스치는 공간이다. 그러나 막상 그게 뭔지 심감하게 되는 일은 많지 않다. 바닥이 있어야 세상이 땅 밑으로 꺼지지 않고 천장이 있어야 세상이 내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지 않을 테니 천장과 바닥은 언제나 고맙고 필요한 내 편 같았다. 천장이 내려앉고 바닥에 뒹굴기 전까지는 말이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온다. 퀭한 눈으로 허공을 노려보고 누워 천장이 천천히 내려와 내 몸을 눌러오는 것을 느끼고 꼼짝없이 잠을 설치며 그것이 얼마나 무겁고 잔인한지 알게 되는 날. 바닥에 뒹굴에 뺨에 닿았을 때 광대 깊숙이 울림을 느끼며 그게 얼마나 딱딱하고 차가웠던 것인지 깨닫게 되는 날이 말이다. 천장과 바닥이라는 것이 호시탐탐 내가 무너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숙적처럼 느껴졌던 밤에 관해 쓰기를 나는 여러 날 동안 망설여왔다. 사실 복기하고 싶은 기억이 아니다. 고통에 대해 소란스럽게 주절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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