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무서운 시간


6. 무서운 시간

6 몇 달 만에 이모가 집에 다니러 왔다. 이모는 할머니의 걱정이다.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도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다, 이모는 골드미스라며 웃고 있지만, 속은 그 반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모는 집을 떠나 폐교를 고쳐서 만든 창작센터에서 살고 있다. 이모는 진흙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다. 그러나 전시회가 끝나고 나면 작품은 하나도 없다. 다만 무너져 내리다 만 작품 덩어리만 있을 뿐이다. 우리 선생님은 ‘완성된 작품이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며 미술 시간에 작품을 꼭 완성하라고 했다. 우리가 하는 조그만 노력이라도 아주 소중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런데 이모는 정 반대다. 한 달 이상 진흙을 빚어 작품을 만든 후 작품 바닥에 물을 조금씩 흘려 넣어서 전시회 기간 동안 조금씩 허물어져 가게 하였다. 그리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빨리 돌려 허물어지는 모습을 작품화했다. 그래서 전시회가 끝나고 나면 허물어진 덩어리만 있을 뿐이다. 이모가 이상했다.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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