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통음(碧筒飮),,, 여름날 조선 선비들의 풍류 생활


벽통음(碧筒飮),,, 여름날 조선 선비들의 풍류 생활

벽통음(碧筒飮)! 친구야, 들어는 보셨는가? 푸를 벽(碧)에, 대롱 통(筒), 마실 음(飮)이라, 푸른 연잎 줄기로 술을 마시는 거야. 이게 얼마나 운치가 있는 풍류생활이냐 하면, 연꽃이 피어있는 연못가 정자에서 술을 마시는데, 우선 연잎 하나를 따는 거야. 아, 물론 연못에서 가장 큰 연잎을 따야겠지. 그리하면 줄기가 절로 따라 오겠지. 거기에 여인의 비녀를 빌려 구멍을 뚫는 거야. 이제 연잎에 술을 부어야 해. 아마 서너 되는 들어갈 거라고 하네. 그러고 나선 연잎을 원추형으로 돌돌 말아. 그리하여 한 손으론 연잎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연잎 줄기를 잡고선 입에 넣으면 대롱을 따라 술이 졸졸졸 흘러내리겠지. 참, 이게 코끼리 코처럼 해서 마시는 술잔이라 이름하여 상비배(象鼻杯)라고 한다나? 술은 역시 술잔맛! 어쨌든 여인의 향내에, 연잎의 향기까지 어우러져 이 세상의 술맛이 아니라는 거야. 어떤 맛이냐고? 푸 하하하하하! 난 모르지. 어때? 한번쯤 시도할 만한 풍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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