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 화수필


등산 - 화수필

등산 眞山 길이 누워 있는 품속에는 오간 이들의 찐한 눌림이 있다. 웃음이 있고 기다란 호흡의 자취가 있다. 누군가의 시름도 돌 짝 사이에 숨어서 꿈틀거린다. 혹여 돌이라도 밟으면 길 가던 자의 묵묵한 입을 열어젖힌다. 흙에 묻힌 꽃망울은 끄나풀로 콧 내음을 울리며 중간중간 쉬게 한다. 산새와 어우러져 호흡한 짧은 동행은 잡념의 때를 날린다. 나무의 춤바람에 정신을 빼앗기면 걸음은 품에 안겨 공간 속에서 옛 일을 잊힌다. 지난 길이 무엇인가? 오가다 내려놓은 작은 숨이 아닌가! 길은 산 정상을 향해 읽지만, 계속 머물 수만은 없는 일. 오르면 내려가야 하는 것이 걸음이 아니든가. 산은 사계절 높음과 낮음을 품으며 기다랗게 드러누워 있다. 입에 미소를 물고 쉬엄쉬엄 내딛다 보면, 높은 것은 낮은 곳이 되고 낮은 곳은 높은 곳이 되어 별반 다를 게 없다. 산은 높낮이를 맞춰 삶을 읽어주는 습관이 있는가 보다.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10만 부 기념 특별 리커버 에디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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