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 엥길무렵


꼬치 엥길무렵

어저끄는 마카밭 가세를 긁고 새벽에는 밥통을 긁는다. 긁어도 더는 안나온다. 생짠지 째까 덜고 파지도 올리고 두릅 데친놈 시개를 올레서 아순대로 시장기를 달랜다. 찬도란놈이 이틀 연속 안들른다. 오늘은 박사장네 수박 엥긴디 간다든가... 벅구가 짖는 이유가 있었드랑게. 문 열고 나온게 마당에가 흐건색허고 노런색이 섞어져 있는 암컷 고양이 한마리가 내빼도 안허고 나랑 눈쌈헐라고 긍가 나만 빤히 치다본다. 은근히 승질나드만. 너런것도 나를 삐비껍딱으로 보냐허고 왼발을 굴름서 악한번 썼드만 도망간다는것이 벅구있는디로... 또 짖고 난리다. 글제 니가 뜬금없이 짖든 안했을것인디 그동안 조용허라고 악쓴거 미안허다. 요새는 잘 퍼먹도 안헌디 그래도 딴때보다 더 퍼준다. 모냐 한뿌짝만 뽑았는디 오늘은 괭이로 긁고 낫으로 빈다. 비었(?)응게 채와야제. 마카즙 한봉을 마신다. 물은 안들고 댕에도 마카즙은 꼭 차에다 갖고댕인다. 여름에는 열대여섯봉도 먹어지는것 같드라고. 누구라도 오믄 한봉씩 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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