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별거 가정 (15) - 20년 만에 작성하는 이혼서류


별거 아닌 별거 가정 (15) - 20년 만에 작성하는 이혼서류

동생과 내가 차례로 결혼하면서 주민등록등본에서 이름이 하나씩 떨어지고 등본에는 엄마 아빠 둘의 이름만이 남았다. 아들딸이 모두 서류상으로 독립을 이루자, 엄마와 아빠는 더 이상 미뤄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서로 비슷한 시기에 이혼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혼을 하겠다는 의사를 굳이 아들에게 내비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의 이혼에는 내 역할 또한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는 ‘서류 작업 알레르기’라도 있는 것처럼 서류 작업이라면 하나같이 싫은 소리를 냈다. 때문에 코로나 생활지원금이나 연말정산 등을 신청할 때면 언제나 아들딸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엄마는 아빠와 둘이 있으면 어색하다는 이유로 나보고 지방법원을 같이 가자고 했다. 나 역시 어색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엄마 아빠와 셋이 지방법원에서 보자는 약속을 잡았다. 엄마와 아빠는 내 결혼식 때 이후로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었다. 지방법원 입구에서 엄마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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