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소설] 피의 신혼여행


[엽편 소설] 피의 신혼여행

“미쳤어 당신? 이 돈이 어떤 돈인지 알고 쓰려고 해?” 우연히 주운 500만원으로 신혼여행을 가자는 말에 아내는 기겁했다. 동네 건물의 소화전 안에서 피 묻은 돈봉투를 주웠다고 솔직하게 얘기했을 때 아내는 놀라면서도 내심 기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아내가 남의 돈을 덥석 쓰는 것에 꺼림칙한 반응을 보이자 나는 쐐기를 박는 심정으로 아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여보, 우리 결혼하고 돈 버느라 서로 주말에만 겨우 얼굴 보면서 지금까지 아득바득 살았잖아. 나는 이 돈, 하늘에서 우리에게 보내준 선물이라고 생각해.” “그래도⋯ 당신은 겁도 없어?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CCTV 없는 건물 안에서 나온 돈이라 우리만 조용히 하면 들킬 일 없을 거야. 요즘 마약을 사고파는 사람이 많다던데 그들이 던지기한 돈을 내가 우연히 찾은 것 같아. 당신도 알겠지만 나도 매운맛 쓴맛 다 겪어 본 사람이야. 솔직히 말하면 눈 먼 돈 우연히 얻는 거, 큰 잘못 아니라고 생각해.” 고개를 떨구며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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