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사는 사람들의 초상


밤을 사는 사람들의 초상

#일상 #공병 #폐지 #야간편의점 코로나 19가 휩쓴 일상 속, 잠시 거쳐 가리라 여겼던 편의점 야간 알바는 벌써 두 해째를 맞았다. 여러 불가피한 이유가 존재했지만 나는 이 일을 사랑한다. 밤을 보내는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달라서, 익숙한 대면 속에서 뜻밖의 의미를 찾아서,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어서, 그리고 밤새 공병을 줍는 고된 손에 동전 몇 푼을 쥐게 해드릴 수 있어서.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었다. 일은 고되다. 학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대학생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그러나 나는 시간을 파는 쪽을 택했다. 나의 고됨은 뜬눈으로 밤을 보냄으로써 밤낮을 몇 번이고 바꾸는 데 있다. 밤이 선생이라 여겼던 탓에 몸은 힘들지만 나름대로 시간을 잘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는 편의점에는 몇 가지 불문율이 있다. 업무적 이해도나 규칙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하루에 두 번 폐지를 가지러 오시는 할머님을 웃으며 맞이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다른 할머니는 안된다....


#공병 #알바 #야간편의점 #일상 #편의점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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