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수필】 회귀(回歸)


【창작수필】 회귀(回歸)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인간의 생은 고작 ‘처음’일 뿐이다. 생이 회귀하지 않는다면 하루의 삶은 참을 수 없이 가볍다. 그래서 난 고민한다. 3년차에 접어드는 이 야간 알바가 내게 지독한 리스크인지, 학업과 생업의 절묘한 조화인지를. 생각은 길어지고 하루는 또 늘어진다. 때로는 감상에 젖어 책 한 권을 금새 독파하거나, 누군가의 강연을 찾아 어둠과 함께 잦아든 내 삶의 걱정과 불안을 이겨내보기도 했다. 그 정도로 시간이 꽤 많이 주어진다. 그러나 하루의 피곤이 다음날로 이어지고, 환각에 취한 것 같은 졸음은 내게 남아있을 지 모르는 총기를 다 앗아가는 듯 하다. 나는 이곳에서 썩어가는 중인지, 피어가는 중인지 모르겠다. 한 치 앞을 알 수도 없고 타인이 되어 나를 조망해 볼 수도 없는 기막힌 인생사, 혼자만의 싸움이 ‘참을 수 없이’ 가볍다는 것은 늘 아이러니 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같은 고민으로 회귀한다. 무엇이 더 나은 삶인지를 말이다. 어쩌면 이 고민만이 인간사에서 영원히 ...


#수필 #야간알바 #에세이 #일기 #일기장 #창작수필 #편의점

원문링크 : 【창작수필】 회귀(回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