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空虛)】백수린 『여름의 빌라』, 자격을 묻다


【공허(空虛)】백수린 『여름의 빌라』, 자격을 묻다

당신은, 늘 확신할 수 있는가 Unsplash, @Chris Galbraith 여름의 빌라 저자 백수린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0.07.07. 때가 되면 우리는 옷가지와 부려놓은 짐을 챙겨들고, 열차에서 내린 후 영원히 어둠 속으로 사라져야 할 거에요. 풍화된 것들은 바람에 흩어져 없어지고 말겠죠. 그렇지만 나는 덜컹거리는 열차 위에 아직 타고 있고, 여전히 무엇이 옳고 그른지 당신이나 지호처럼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자 이 편지를 쓴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요, 베레나, 이것만큼은 당신에게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당신의 기억이 소멸되는 것마저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순리라고 한다면 나는 폐허 위에 끝까지 살아남아 창공을 향해 푸르게 뻗어나가는 당신의 마지막 기억이 이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딸이 낳은 그 어린 딸이 내게 그렇게 말한 후 환하게 웃는 장면이요. 지호에게. 독일인 부부와 함께, 이제는 폐허가 된 바욘 사원을 거닐며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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