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 - 회상 1, ''16일간의 행복''


난임 - 회상 1, ''16일간의 행복''

그동안 그렸던 스케치북을 들춰본다. 지나 온 시간의 흔적들이 보인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16일간의 행복, 너의 미친 존재감'' 유산이다. 화학적 유산... 비록 16일 너무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나도 임신이라는게 되는구나를 알려주고, 내 뱃속에 생명이 있다는 신비감에서 비롯되는 무한한 감동과 감정들을 선물해주고 간 ''딱풀이'' 딱풀이가 너무 일찍 떠나버린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 난 또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집어든다. 눈에 띄는 색깔의 크레파스를 잡고 내 마음이 원하는대로 해달라고 손에게 부탁한다. 내 손은 검은색 크레파스를 집어든다. 마음을 맡긴 손은 그렇게 무언가 그려내고 칠하고 있다. 그런데 쓴맛이 느껴진다. ''쓰다. 너무 쓰다. 쓴맛이다'' 아프다 못해 내 온 마음과 몸에서 쓴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다. 혀 끝에는 계속 쓴맛만이 머문다. 그렇게 나는 실컷 울며 쓴맛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내 손은 다시 노란색을 집어든다. 딱풀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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