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수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손택수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저자 손택수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22.10.25. 고백하자면, 나도 유치장 신세를 진 적이 있다 얼결에 떠맡은 회사의 주주들에게 고발당해서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밤마다 뱀이 목을 졸라대는 악몽의 시간들 그때 기꺼이 대부가 되어준 스테파노를 만났다 영세식 날 받은 초 한 자루가 다할 때 나의 삶도 끝나는 거라고, 사물 하나에도 그리 생명을 불어넣으며 기도를 해보라고 스테파노는 엄지와 검지에 침을 묻혔다 입으로 불어 끄지 않고 굳이 심지에 체액을 묻혔다 영세를 받고 냉담자로 지낸 몇 해 기도도 미사도 습관이고 중독만 같아서, 차라리 죄를 짓고 괴로워하는 일이 더 나다운 것만 같아서 처음 길이로부터 큰 차이 없이 장수를 하고 있는 초 한 뼘가웃 한 그 길이대로라면 아직 살날이 많이 남았는데 어쩌다 용기를 낸 날이면 식은땀을 흘리며 겁먹은 내 낯짝이 보인다 기껏 한 자루 초에 지나지 않는 것이, 겨우 제 품이나 밝히는 가난한 빛의 평수가 심지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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