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수도꼭지


고장난 수도꼭지

우리 집 수도꼭지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수도꼭지를 잠그려고 열심히 힘을 주어 잠그더라도 물방울들이 한 방울, 두 방울 비집고 나오게 한다. 나와 엄마는 새어 나오는 불청객들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물이 빠지는 구멍을 막아 놓는다. 방으로 돌아가서 잠시 무언가에 집중하다가 다시 돌아오면 그 어렵게 느껴지는 친구들이 어느새 세면대를 가득 채워 넘치듯 말 듯 하고 있다. 왜 이리 말을 안 들을까.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일까. 2014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야간자율학습이 너무 하기 싫었다. 왜 이걸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고민 끝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갔다. 학교에서 해가 지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말을 했고, 그 30대의 아저씨는 나의 생활기록부를 난도질할 거라는 협박 비스름한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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