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 세상은 맑다[여름의 마지막 날]


오늘도 내 세상은 맑다[여름의 마지막 날]

아침부터 뜨거운 햇볕이 온몸을 태워버릴 기세로 내리쬐어 가방에 넣어둔 하늘색 양산을 꺼내 펼친다. 남자가 무슨 양산이냐라는 말은 이제 옛말, 지금은 양산없이는 햇볕을 맞이할 수가 없게 돼버렸다. 양산으로 햇볕을 가려봤지만 이번에는 땅 아래에서 지열이 올라온다. 마치 프라이팬 위에서 익어가는 계란프라이가 된 듯이 발끝부터 머리까지 조금씩 익어가고 있어 얼른 신호등의 파란불이 켜지길 바린다. 신호가 바뀌고 얼른 그늘이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공기는 덥고 습하지만 햇볕이 없는 것만으로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버스가 도착해 승차하니 에어컨 바랍이 나를 반긴다. 잠시 에어컨 바람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핸드폰은 내려놓고 시원한 바람에 집중한다. 직장인으로서 돈을 벌기에 경차라도 한대 뽑아서 시원하게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시력이 0.1이니 강제적으로 뚜벅이 되야만 한 인생이다. 차를 갖고 다니면 짐도 옮기고 이동하기도 편해서 좋다지만 아직은 내 다리가 튼튼하기에 걸어다니고 차가 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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