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슬픔 술안주로 씹지마라


타인의 슬픔 술안주로 씹지마라

(포도 엉덩이) 이모, 삼뚠, 함무니! 포도예요. 저 궁디 귀엽져? (청국장) 청국장찌개 끓여 먹었다. 와중에도 청국장은 참말로 맛있네. 가슴 속 울분을 풀어낼 길 없다. 남들은 가족에게 또는 친구에게 한바탕 수다로 풀어내곤 한다는데 난 그럴 수 없다. 말이 어디 나와야 말이지. 목소리는 떨리고 호흡은 달리고 그렇다고 술을 매일 마실 수도 없고. 나의 슬픔은 결국 타인에게 약점이 된다지만 어찌 그러고들 사나. 통화해보니 목소리가 이상하더라 쓴 글들 대부분 지어낸 내용 같던데 돈 대주는 남자 있겠지 뭐 흠... 술안주 할 게 없어서 나를 그리 씹는 거니 너희들이 나를 만나 보기나 했니 분명히 목에 병이 있다 말까지 했었는데. 너희들은 얼마나 꾸며대며 사는지 몰라도 나는 단 한 줄 허구로 쓰지 않아. 그리고 뭐 돈 대주는 남자? 그래, 고맙다. 나를 싱싱한 여인으로 봐줘서. 목구멍에다 염산을 콸콸 들이붓고 싶던 날들, 여기저기 마루타 되어 목구멍을 벌리던 날들, 나의 이 설운 세월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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