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변화에 대한 고백


어떤 변화에 대한 고백

사랑하는 사람은 모두 용감하다. 기꺼이 아끼는 동시에 의지하는 일이 어떻게 쉽나. 남의 용기를 본 적은 숱하다. 처음 몇은 신기하고 재미있어 잠깐 들여다 보고 치웠다. 때로는 놀라서 숨어버리기도 했고, 나중에는 흉내라도 내어 보다 지쳐 도망치기 일쑤였다. 비겁하게 이해할 시도조차 않았지만 못내 아쉬웠다. 그리운 이와 닮은 이야기를 마주할 때면 드디어 갈피를 잡아 기쁜 한편, 한참을 늦은 꼴이 우스워 입이 썼다. 만난 적 없는 작가의 작품에 녹아 있는 경험은 지나간 이의 흔적을 드문드문 복기하게 도왔다. 어색하게 쌓아 올린 마음을 가족과 친구에게 나눴지만 정작 그들이 주는 사랑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했다. 혼자 남겨지리라는 속단은 변하지 않았고 불안하고 외로운 족속이 늘 그렇듯 다시 젊음을 낭비하며 헤맸다. 게으르고 나약한 내가 이번엔 억세게 운이 좋았다. 경험한 적 없는 최악의 상황과 배운 적 없는 감정을 소화하게 되어 어른의 문턱에서 지독한 변덕을 부리고 있지만, 그마저도 기다려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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