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서울에 살면서 경복궁은 그리도 많이 가봤는데, 어찌 창덕궁에 가 볼 생각은 못했을까. 이게 전체 안내도인가 했는데 돈화문 일원에 대한 거였고, 인정전, 선정전 등 각 구획마다 안내도가 따로 붙어 있었다. 정궁인 경복궁의 제2궁이었고, 아관파천 이후에는 제1궁이었던 곳인데, 저리 소소한 규모일리가 없지. 돈화문, 진선문, 숙장문, 인정문을 지나 드디어 인정전에 다다른다. 왕의 즉위식 같은 나라의 큰 행사가 거행된 곳 그래서인지 궁 정면으로 펼쳐진 바닥에는 흙이 아닌 박석(薄石)을 깔아 그 권위를 드높였고, (유사시 바닥이 미끄럽지 않게 하여 이동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한다.) 서열을 중시하는 신분사회인 만큼 품계석도 질서정연하게 세워져 있다. 그 시절에도 과거에 급제해서 맨 끝에 있는 정9품에라도 드는 것이 로망이었겠지. 어째 세월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는지. 인정전은 겉에서 보면 2층 건물 같지만, 안에서 보면 천장이 높게 솟은 1층 구조다. 또 몇개의 문을 지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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