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추억 : 파란 대문과 외삼촌


추석 추억 : 파란 대문과 외삼촌

지금도 튼튼한 편은 아니지만 어릴 땐 더 비실비실해서 차만 타면 멀미를 심하게 했다. 추석이나 설같은 민족 대명절(이라 쓰고 민족 대이동이라 읽는다)이 되면 좀비처럼 골골대면서 먼 곳으로 실려갔다. 특히 기억에 남는 추석은 유치원을 다니던 시절(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어느 해였다. 하얀 에스페로를 타고 시골 로드를 달려 외가댁에 갔다. 온돌을 때고 한지 붙인 문이 달린 오래된 집이었다. 마당엔 펌프로 물을 길어 올리는 수돗가가 있고 누런 소도 한두마리 있었던 것 같다. 외할아버지가 경운기 시동을 거는 장면이 기억난다. 뭔가를 돌돌돌 돌리니 그 커다란 기계가 더러럭더러럭트르르타르탈탈탈탈탈거리면서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게 꽤나 인상적이었다. 밤에는 엄마랑 나같은 조무래기 유치원생들이랑 같은 방에서 자곤 했다. 풀벌레 소리와 바람에 펌프가 끼릭끼릭 움직이는 소리에 괜히 무서워 잠을 설치기도 했다. 여러가지 기억의 파편 중에서도 유독 뜬금없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장면이 있다. 해 질 무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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