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뼈를 기리며


꼬리뼈를 기리며

Rainmaking among the Mandan, George Catlin 7월인지 6월인지 장마라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질 때, 생애 첫(?) 장화를 샀다. 기적같이 그 이후로 비가 씨가 말라 개시를 못하고 있었는데, 8월에 태풍이 와서 처음 꺼내 신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그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평소엔 잘 다니지 않던 길을 지나가게 되었다. 방수 페인트 칠한 경사진 주차장이었다. 방수 페인트와 장화의 조합은 초전도체 효과(?)를 일으킨다. 저항이 0이라는 소리다. 그대로 꼬리뼈로 바닥에 착지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나는 이런 것을 "잠시 쉬어가라, 멈춰가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까불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베풀고, 좀 쉬고, 정리 정돈할 시기가 온 것이다.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던 정신없는 하루를 정리하고, 다시 기준을 세우고, 중심을 잡고, 천천히, 신중하게 나아가야겠다. 꼬리뼈가 남기고 간 값진 교훈을 되새기며, ad...


#꼬리뼈 #빗길 #장마 #장화 #조심 #초전도체 #태풍

원문링크 : 꼬리뼈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