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1998): 결말이 담아내는 순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1998): 결말이 담아내는 순간

종강을 맞은 대학생인 내게 크리스마스는 사실 별 의미 없을지도 모른다. 당분간 난 매일매일이 빨간날이니까. 그래도 크리스마스니까 모처럼 무슨 영화를 볼까 하다가 그동안 미뤄오던 영화 리스트에서 이 제목을 발견해버렸다. 너무 진부한 연결인가 싶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런 진부함의 정석이 주는 즐거움도 나쁘지 않다. 결국은 전하지 않은, 속으로 되뇌이고 사라져버린 편지 속 말. 사랑을 간직할 채 떠날 수 있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말. 사랑이 추억이 되는 순간은 늘 지나가서야 알 수 있겠지. 뻔한 소재와 예상되는 결말 속에서도 없던 추억의 향수까지 이끌어내는 영화의 능력은 새삼 놀랍다. 며칠 전 우연히 폴라로이드 사진 상자를 꺼내보았다. 내 휴대폰 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사진과는 또 다른 존재의 사진들. 만져진다는 사진의 촉감이 새삼 어색하게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동시에 수정할 수 없는 필름들을 보며 추억이라는 보정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순간임을 알기에 생기는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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