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앞에서 아버지를 그리며


대문 앞에서 아버지를 그리며

대문 앞 황급히 바람 되어 들었더니 누렁이 눈물이 마당에 그렁그렁 푸르딩딩한 홍시는 터얼석 픽 쓰러져 우는 녹슨 삽돌이 웅성웅성 우르르 문을 재 넘으니 대문 앞 능소화꽃 피어 기다리면 핀다더니 참말로 피어 하늘꽃 한 아름 아부지 귀에 꽂아 드리니 왔나 왔나 손 흔들며 물빛처럼 웃으시고 와르르 가슴으로 쏟아져 숨겨둔 못들이 흐물흐물 사라지고 꽃물마냥 숨마냥 그리움이 차올라 잔치 잔치 꽃잔치 눈물 터진 꽃잔치다 내가 아부지 목마 타고 철없이 달리고파 좀만 더 좀만 더 아이처럼 잡았더니 너른 하늘 구름마냥 안아 올리시고 저기까정 저기까정 달려갔다 오시네 능소화꽃 소닥소닥 서두르고 대문 앞 눈물꽃은 울고불고 날 꼬옥 안고 긴 숨 누르시는 아부지 됐다 됐다 가만히 가마에 오르시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며칠 전에 아버지 첫 기일이 돌아왔지요. 코로나 기간에 폐렴으로 돌아가셨어요. 제가 있는 곳에서 아버지께 갈 수 없었으니 이렇게 시를 적어 두었는데, 이곳에 올려 아버지께 보내드립니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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