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바람은 반드시 푸른하늘을 열어준다


6.바람은 반드시 푸른하늘을 열어준다

또다시 곰봉자 보금 봉자의 기억에서 민주와의 만남은 그리 시작되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긴 복도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이곳에 온 후 특별한 이유없이 자신을 부르는 이가 없었다. 뜨거운 커피를 후후 불며 함께 마셔도 되는 이가 없었다. 혹여 자신으로 인해 주변이 불편해질까 늘 조심조심 살펴야 했다. 복도를 걸을 땐 키를 10센지도 더 키운다. 발가락에 쥐가 나도 그 긴 복도에서 단 한 번도 자신의 키로 돌아오지 않았다. 연구실의 문을 열고 의자에 앉을 때는 또 어떻고, 선배들이 부르면 만사를 제쳐두고 뒤꿈치를 세워 종종 걸어간다. 이런 봉자를 포근한 봄 날마냥 불러주는 민주씨가 자꾸만 좋아지려 했다. 북적거리는 식당에서 민주가 앞에 앉으니 주변의 시선들이 자신을 향했다. 부러운가 보다. “선생님, 제가 도시락 싸 온다고 했는데, 잉, 기다려 주시지~이것도 한번 드셔용^^. ” 민주가 내민 도시락 안에는 정성스레 만 김밥이 가지런히 뉘어져 있다. 봄꽃을 향해 달려가는 까만 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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