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아랫집 할머니


짧은 시 아랫집 할머니

방금 아래층 할머니를 만났지요. 이 분을 뵈면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라 속없는 사람 마냥 따라가게 되어요. 쏼라쏼라 썸머 쏼라 이 지역 사투리가 끝도 없이 쏟아지면 하오하오 저의 추임새가 이어지는데 사실 우린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아요. 뭔 소리인지 도통 알 수 없지만 그저 하오하오(좋아요)하니 할머니께서 제 손을 꼭 잡아주시네요. 그 손 놓기 싫어 잡고 또 잡으니 할머니께서 제 손을 다시 꼭 잡고 놓지 않으시네요. 우리는 매번 이리 잡고 웃고 쏼라쏼라 걸어가지요. 아래층에 사시는 할머니는 제 할머니를 꼭 닮았지요. 키도 똑 울 할머니 키고, 눈도 똑같이 생겼지요. 이분은 딸네 손주를 돌보시는데, 울 할머니 저 키울 때랑 어쩜 똑같은지, 하루는 제 아이들에게 버려진 장난감을 챙겨 내려갔더니 정말 귀한 물건인 양 받으시고 손주에게 후딱 주시네요. 그 눈길이 얼마나 따스했냐면 꽁꽁 언 호수도 죄다 녹일 것만 같았지요. 그러고는 저에게 고맙다, 고맙다며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네요. 그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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