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느린 시간


3. 느린 시간

3 토요일 아침 할머니는 외출을 서둘렀다. “할머니, 약속 있으세요?” “아니다.” “그럼…….” “참 보미도 함께 가자. 이제 3학년이니까 너도 보면 참 좋겠다.” “할머니, 어딘데요?” “시청 늠내홀이야.” “할머니 저 혼자 집에 있을 수 있어요.” 할머니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부탁했다. “보미야, 할머니는 보미랑 함께 가고 싶은데, 안 되겠니?” 할머니가 나를 꼼짝 못하게 하는 방법이었다. 할머니 부탁을 거절하기는 정말 어려웠다. 토요일 은빛나랑 게으름피우며 뒹굴고 싶은 생각을 참았다. 오랜만에 하는 할머니의 외출을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좋아요! 할머니! 같이 가요.” 할머니와 버스를 타고 시청으로 향했다. 늠내홀 무대 중앙에는 예절과 다도경연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옛 고택 마루에 커다란 연꽃 두 송이가 피어 있는 그림과 차가 담긴 다기 사진이 무대를 장식하고 있었다. 대회에 출전한 사람들은 한복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다. 이를 보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출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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