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눈 오는  날

푸르디푸른 하늘 잿빛 옷 갈아입고 희디흰 눈꽃송이 바람 태워 보낼 때. 만색(晩色) 대지(大地) 오시는 눈 맞으려 높은 나무 마중 보내 목화 꽃 피우고 씨줄 날줄 비단 잔디위로 오시는 눈 맞으니 하얀 이불 되어 포근히 감싸네. 이석재 / 2021. 1. 6 밤에 높은 나무에도 넓다란 잔디위에도 밤새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리면 강아지도 좋아서 뛰어다니듯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반긴다. 멀고먼 하늘에서 땅에 내리는 축복으로 여겨서 일까. 하늘과 땅 사이는 멀기만 한데 주고 맞이하는 사이 어느새 하나가된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서로가 나눌 때 하나가된다. 하늘은 눈을 보낼 때 자신의 고고한 푸른 모습으로 보내지 않고, 자신을 낮추고 대지 가까이 내려와 오염된 대지와 조화를 이룰 회색 옷으로 단장하고 그 중에서 가장 새하얀 것을 골라서 내려 보낸다. 대지를 위한 배려다. 또 눈은 한여름에 쏟아져 내리지 않는다. 대지의 생명들이 해를 당하지 않도록 한로(寒露)와 추상(秋霜)을 보내어...



원문링크 : 눈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