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소설] 색을 잃은 갤러리


[엽편 소설] 색을 잃은 갤러리

미술품 갤러리에 근무하는 나는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내리고 의자에 몸을 묻었다. 그 모습을 본 동료 A군이 슬쩍 다가와 물었다. “오늘도 신호등이 헷갈렸어요?” “아니요. 오늘은 출근하기 전에 휴대폰을 못 찾아서 좀 늦었어요. 이불에 파묻혀 있는데 이불이랑 색이 어쩜 그리 똑같던지⋯. 요즘 회사 분위기도 뒤숭숭한데 이러다가는 잘리게 생겼어요.” 인류가 색을 잃은 지 6개월째였다.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이유로 색맹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세상이 흑백이 되어도 잘만 사는 거 같은데 나만 적응하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 지각이었다. “그러니까 전에 말한 상담 서비스 받아보라고 했잖아요. 원래 색맹이었던 사람들이 해주는 거라서 꽤 쓸만하다니까요.” “안 그래도 조만간 한번 받아야겠어요.” 색맹 생활의 불편함은 시간이 지나면 적응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우리 회사에 있었다. 우리 회사는 나의 커리어 인생 전부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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