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올리와 밀피의 재회 - 1


바올리와 밀피의 재회 - 1

어느 날 오후. 삼십대 초반의 폐인 남성 바올리는 불 꺼진 방 구석에서 뒹굴고 있었다. 왜 어둑한 곳에 머무냐면 밝은 곳에선 누가 자기를 찾아낼 것 같아서 불안하기 때문이다. 외출했을 때는 발작을 일으킨 적도 많았다. 그래서 이 트라우마 환자에겐 어둠 속이 더 아늑하다. 느닷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커텐이 잔뜩 쳐진 어두운 거실로 나가 전화기를 들었다. 익숙한 청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승님." "아, 이카구나. 무슨 일이야?" "밀피 소장을 찾았어요." 바올리는 숨을 멈췄다. 오랜만에 그 이름을 듣자 심장이 가쁘게 뛰었다. "무슨 소리야? 그 여자는 몇 년 전 처형당했잖아!" "살아있었어요.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도르니예 정부의 보도가 잘못되었던 거죠." 다칸 교도소의 밀피 소장. 동성애자라 끌려온 바올리를 잔혹하게 고문하고 성봉사를 강요해 인권과 존엄을 짓밟은 여자. 바올리의 PTSD는 절반쯤은 그녀 탓이었다. 그녀가 반역죄로 총살형을 당했단 기사를 읽고 부모님과 함께 눈물...



원문링크 : 바올리와 밀피의 재회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