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잃은 다정함


주인 잃은 다정함

내가 널 좋아하는 것이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얼마나 절망했던가. 지독한 외형과 운명의 장벽에 가로막혀 시작조차 해보지 못한 나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가. 잘난 것 어느 하나 없는 나는 손에 무얼 쥐고 벽을 올라야 하는가. 이는 스스로 벽을 만들어낸 나의 미련함 때문인가, 내면을 봐주지 않는 사람들의 잘못 때문인가. 고민하면 무얼 하나, 돌아오지 않는 건 너의 호감뿐인데. 내면을 중요시하게 여긴다고 하더라도, 나는 자신이 없다. 좋아하는 마음은 높을지언정 내가 다른 누구보다 괜찮고 자상하지 못할 것 같아서 시작조차 가로막혀 있는 벽에 기대어 앉아 하염없이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나의 다정함은 벽을 타고 올라가질 못한다. 주인을 잃은 다정함이란 이 얼마나 무섭고 처량한 것인가....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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