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적 삶을 영위하는 발리니스들의 모습을 나타내는 룸붕(Lumbung)에선 어떤 인위적인 소리 하나 없이 슬그머니 피어오른 풀벌레 소리만이 잠을 깨운다. 억지로 찾아낼 것 없이 가만히 귀기울이기만 하면 얇디 얇은 나무 판자를 사이에 두고 온 몸으로 호흡하듯 느낄 수 있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모든 것들의 움직임을. 누구하나 급하거나 뒤처지는 경우가 없으므로 세상은 고요하지만 누구보다도 생동감있게 움직인다. 각자의 속도대로, 걸어야 할 때 걷게 됨을 알듯이. 발리로 여행을 떠나온지 2일차의 아침은 이토록 소란스럽다. 언제나와 같이 또 다르게. 나의 속도대로 알맞게 준비를 마치곤 홀로 주변을 산책해보기로 했다. 자박자박한 발걸음은 어떤 것도 목적하지 않기에 가볍고 느긋하다. 동시에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예상하는 듯 경쾌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 끝에 맞닿은건 부칼 사리 빌라 주변에서 머무는 듯한 분들과의 반가운 눈인사와 매일의 기원을 담은 짜낭사리(Can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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